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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Mr.Martin 2011. 4. 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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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회사에 근무하던 시절에 많은 직원들 중에 딱 한 사람의 직원이 눈에 띄었다.

좋은 일로 눈에 띈 것이 아니라, 나쁜 일로 눈에 띈 것이다.

그 직원은 신입 사원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몇 차례씩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였다.

 

게다가 한 번 통화를 시작하면 30분은 기본이었다.

처음에는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입사한 지 꽤 지나서도 변화가 없자 마침내 동료 직원들이 불만을 토해 내기 시작하였다.

자기들도 개인 전화를 가끔 쓰지만 그 사람은 너무 심하다는 거였다.

 

우리나라의 개발 업체의 근무 문화에는 문제가 있다.

직원들이 실제 업무하는 시간은 1-2 시간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출근 시간에 '모닝 커피'로 잡담하며, 10분 정도 지나야 업무를 시작하고, 또 커피 한 잔에 담배 한 모금... 이러면서 가볍게 시간을 쓴다.

그리고 책상에 앉으면 그 날의 뉴스를 열람하고,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들어오는 친구들의 메시지를 일일이 다 응답해 준다.

미니 홈피는 한 번쯤 들어가 봐야 하고, 개인 이메일 점검은 필수다.

심지어 홈쇼핑을 하거나 만화, 영화를 본다.

 

회사 전화로 개인 통화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필요하면 장거리 시외 전화도 눈치 보지 않고 쓴다.

미국 회사에 다니는 친구로부터 들은 얘기로는, 회사의 인터넷 포트를 막아서 개인 이메일이나 개인 메신저는 사용할 수가 없다고 한다.

 

회사의 전화로는 개인 통화를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어서, 급한 용건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핸드폰으로 통화한다고 한다.

이베이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하여 물건을 사게 되면 해고되기 쉽다고 한다.

 

우리나라 개발 업체 직원들은 밤새기를 라면 먹는 것보다 더 가볍게 여긴다.

그러다가 다음 날에 오후 되어서야 출근한다.

 

미국 업체 직원들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맞추어 출퇴근을 한다.

물론 앞 뒤 한 시간 정도 일찍 오고 늦게 나가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그런데 생산성은 미국이 훨씬 높다.

 

무엇이 문제일까?

물론 프로젝트 진행을 미국쪽이 더 잘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로 바로 이런 근무 문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인들이 출퇴근 시간을 지키며 하루에 여덟 시간 정도 근무를 확실하게 하는데 반해서, 우리나라 개발자들은 밤을 자주 새면서도 실제로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이 미국보다 더 짧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 일부 기업의 근무 문화가 미국식으로 맞추어져 가는 것 같다.

 

'일할 때는 일하자'는 기치 아래 근무 시간에 개인 통신이나 통화를 자제하도록 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그리고 일부 기업에서는 개인 용도의 인터넷 접속을 아예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미국식 근무 문화가 다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근무 문화에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미국식 문화를 강제적으로 강요 당하기 전에 스스로 이런 미국식 근무 문화의 장점을 따서 가꾸어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