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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Mr.Martin 2010. 8. 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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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빨리 프로그래밍 실력을 높일 수 있을까?
나는 두 가지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하나는 나선형의 원리이고, 하나는 초점의 원리이다.
끝이 뾰족한, 나사처럼 생긴 도형을 상상해 보자.
이 도형은 시작 점부터 종료 점까지 나선꼴로 진행해 나간다.
그리고 출발점의 폭은 좁지만, 종료점의 폭은 넓다.
학습은 이런 꼴로 진행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선 처음에는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아주 조금만 배운다.
많이 배운다고 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분량만 배우는 것이다.
일단 배운 것을 가지고 이것 저것 해 본다.
예를 들면, C언어의 기초를 배웠다면 그 범위 내에서 구구단도 만들어 보고 화면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표시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재미가 생길 것이다.
왜냐하면 배운 것에 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얼마 안 되는 지식으로 무궁 무진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취욕과 보람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조금 더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든다.
이때 자신의 실력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책을 고른다.
그리고 역시 또 배운 지식을 가지고 이것 저것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다.
그러다 보면 또 흥미가 생길 것이고 더 높은 수준의 지식을 배우고 싶은 욕구가 든다.
이런 '나선식 학습법' 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언제나 자신의 실력만큼만 배우면 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학습하게 되는 부담이 없다.
그리고 작게 배운 것으로 많이 응용해 보기 때문에 창의력이 향상된다.
또 더 배우고 싶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들 때까지 학습을 강요하거나 강요받지 않기 때문에 자발적이 된다.
이런 나선식 학습법은 모든 형태의 학습에 응용되는 것이다.
 
수학이나 영어와 같은 것부터 시작해서 수영이나 인라인 스케이팅 같은 것에도 적용된다.
수영이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배우는 사람들은 이런 나선식 학습법을 본능적으로 따라간다.
그렇다면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에도 본능적으로 이런 나선식 학습법을 따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프로그래밍과 인라인 스케이트의 차이점이라면 전자는 일이고, 후자는 놀이라는 점이다.
놀이를 배울 때에는 자발적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을 따라 가게 되는데,
  일을 배울 때에는 비자발적이고 다소 강제적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학습법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내가 이 책의 다른 부분에서 주장했던 것처럼 프로그래밍 놀이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프로그래밍 실력을 단 기간에 빨리 높일 수 있는 두 번째 원리는 바로 '초점의 원리' 이다.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 빛 아래에 종이를 하루 종일 놓아 두어도 종이는 불타 오르지 않는다.
반면에 볼록 렌즈를 이용해서 태양 빛을 모으면,
단 1분이 못 되어서 종이에 불이 붙고, 이내 종이 전체를 태워 버린다.
여기서 종이를 프로그래머가 익혀야 할 실력 또는 배워야 할 지식이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종이를 태우는 것을 바로 익히거나 배우는 행위라고 가정하자.
이 때 처음에 종이에 불을 붙이는 행위가 중요하다.
그런데 종이에 불을 붙이려면 태양빛을 볼록 렌즈로 집중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실력을 늘리기 위한 원리도 집중에 있다.
프로그래밍의 어떤 한 가지 분야, 아주 세분화된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해서 그것을 완전하게 익혀보라.
즉, 종이의 한 부분에 빛을 집중하자는 것이다.
종이의 일부분이 일단 타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타 버리듯이, 프로그래밍의 어느 한 부분을 완전하게 익히면
  나머지 부분도 쉽게 익힐 수 있다.
예를 들어, C 언어를 완벽하게 익힌 사람은 C++ 이나,
자바, C#, PHP와 같은 다양한 언어를 아주 쉽게 익힌다.
또 예를 들어 알고리즘을 제대로 집중해서 익히면 자료 구조,
데이터 베이스,코드 패턴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이런 두 가지 원리로 학습해 나가는 방식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초기에 무리해서 많이 학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자신의 힘을 모아 깨뜨릴 수 있는 만큼의 분량만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적인 원칙이다.
촛불을 켤 수 있는 사람은 횃불을 켤 수 있고, 횃불을 켤 수 있는 사람은 봉화 불을 켤 수 있다.

촛불을 켜는 것부터 시작하라.

2010년 08월 01일 23시 46분 58초